인류 역사상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환기의 갈등과 불안 요인이 되기도 한다. 2022년 11월 ChatGPT가 처음 발표된 이후 AI는 모든 산업과 우리의 일상에 빠른 속도록 스며들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피지컬 AI는 지식습득과 신체활동을 도와주면서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상용화 단계인 에이전틱 AI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준다.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인지능력을 대체하고 확장하는 범용 AI가 개발되면 인류에게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을 지닌 초지능 존재가 될 것이라는 어느 뇌과학자의 예견에 섬뜩한 기분이 든다. 이제 AI는 기술을 넘어서서 새로운 문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면 인간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회의와 직업 소멸의 가능성 때문에 조바심을 느끼게 된다. 역사적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사라진 일자리와 재편된 직무는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AI 시대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하고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얼마전 방영된 공영 TV의 다큐멘터리 ‘인재전쟁’에서는 중국의 인재육성 교육이 소개되었다. 어려서부터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공학분야의 최고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당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모의 바람대로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비교하면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술개발을 담당할 핵심인재를 육성하는 반도체 특성화고등학교가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AI 시대 인재육성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6년 6월 OECD와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공동으로 AI 시대 학습자 역량강화를 위한 글로벌 교육프레임워크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는 AI 도구의 사용과 AI를 이해하는 능력은 다르다는 전제하에 AI 리터러시 역량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에 대한 교육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시대의 인재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개최한 “2026 AI 미래포럼”에서는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현재 학교에서는 생성형 AI의 활용 가이드라인 미비로 학습과정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지능이 평준화되는 시대에는 문제해결을 위해서 이론적 지혜 보다는 실천적 지혜가 요구된다. 따라서 지식 전달과 체험학습을 연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건설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설현장의 기능인력이 고령화 추세로 접어든지 오래 되었다. 인구감소로 인한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근로자로 충당하면서 작업품질과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다. 건설산업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판 위에서 이루어지던 설계작업은 CAD로 대체되고 BIM을 통해 설계와 시공의 연계가 자유롭게 되었다. 콘테크 기업에서 개발한 드론이 측량과 검측에 활용되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이 소개되고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정책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정부의 스마트 건설 활성화 정책에 발맞추어 건설기업에서는 AI 전환을 통한 건설프로세스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건설산업에 AI 기술이 도입되면 건설인재의 역할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생성한 건설지식을 평가하고 응용하면서 능동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건설인재가 요구된다. 따라서 Al 시대 건설인재의 역량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육성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AI 시대의 건설인재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건설인재상을 정립하고 적합한 인재유형을 분류할 필요가 있다. AI 시대의 건설인재는 AI가 생성한 건설과 연관된 지식을 평가하고 응용할 수 있는 인재로서 프로젝트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스마트 건설기술이 도입되면 건설인재는 다기술과 다기능을 겸비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다. 건설인재는 건설기술인재와 건설기능인재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기술인재는 대학의 기본교육과 건설전문교육기관 및 기업의 재교육을 통해서, 건설기능인재는 특성화고등학교와 직업(기술)교육원을 통해서 육성된다. 2016년 해외건설플랜트 분야의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개교하였다. 건설분야의 유일한 특성화고등학교로 개교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졸업생들의 취업현황과 교육성과를 분석하고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AI 시대의 건설인재가 갖추어야할 역량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AI 활용을 위한 기본 소양과 스마트 건설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요구된다. AI 시대에는 건설프로젝트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통섭형 제너럴리스트와 AI 기술의 현장적용에 능숙한 융복합형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 이러한 건설인재는 여러 학문 분야의 연계교육을 통해 육성될 수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는 지속가능한 설계와 시공 (SDC; Sustainable Design & Construction)이라는 학제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의 목표는 기술숙련도와 관리통찰력을 결합하여 건설혁신과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을 주도하는 리더를 육성하는 것이다. 주요 교과내용인 지속가능성의 원칙, 에너지 효율성 및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합하여 졸업생들이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실습과 연구 및 업계 리더와의 협업에 참여하면서 비판적 사고와 실용적인 전문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AI 시대의 융복합 통섭형 건설인재육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AI 시대 건설교육의 주요내용에는 AI 리터러시 강화, 디지털 데이터 분석, BIM 설계자동화, AI 기반 안전 및 리스크 관리, 드론 및 건설로봇 운영관리 등이 포함된다. 또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복합적 의사결정과 참여주체간 갈등 조정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도 요구된다. 기업이 좋은 인재를 보유하려면 AI 관련 양질의 학습경험을 할 수 있도록 사내교육플랫폼을 구축하고 개인역량평가를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AI 전환에 따른 직무를 재설계하고 경력개발프로그램(CDP)을 통해 다양한 경력경로를 제시함으로써 회사 구성원의 소속감을 높이도록 해야한다.
일반적으로 건설인재는 과학기술인재와는 다른 특성을 지니지만 AI 시대의 근본적인 인재육성의 방향은 많은 부분 공유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OECD의 글로벌 교육프레임워크에 따른 “AI 시대 학습자 역량강화” 방안을 기반으로 AI 문해력를 길러주고 비판적인 사고로 AI 의존도를 낮추는 창의적 교육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인재의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건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건설기술자의 처우개선과 위상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건설인재 스스로가 인류사회에 기여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미래 지향적인 인재육성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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