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건설사들의
전략기지가 되겠습니다.

KFCC 자료실

Global Market Explorer, Global Base Camp

KFCC 칼럼

Home > KFCC 자료실

제목 건설산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 권오경 건설산업비전포럼 사무총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6-08-31 조회수 92
파일첨부  

 

column_202609.jpg

 

모든 개체에는 가치(value)가 있다. 인간은 가치를 통해 개체를 평가한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국가경제의 뼈대이자 토대가 되는 산업은 기간산업으로 높게 평가된다. 주요 산업은 국가의 발전을 지탱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주요산업은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에서 90년대에는 컴퓨터, 반도체 산업으로 현재는 미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그리고 문화 콘텐츠를 주요 산업으로 보고 있다.  


건설은 과거 경제성장을 견인한 핵심 축이었고, 물류비용을 낮추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물리적 기초를 제공하였으며, 상·하수도, 전력, 주택공급을 통해 국민 삶을 제고한 산업이었다. 건설의 가치는 어떤가? 단순히 건축물이 주는 자산 가치상승, 생산성 유발 효과 등 경제적 가치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건설이 창출하는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건설을 통한 변화가 가져올 부가적인 가치와 인간을 인간답게, 도시를 도시답게 하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1970년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약 430억 원을 투입하여 전국 반일 생활권이 형성되고, 물류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이라는 효과는 물론 경부축 중심의 국토개발로 거대 산업도시 형성에 기여하여 투입대비 천문학적인 편익을 창출하였다. 상하수도 시스템은 국민의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였다. 극심했던 식수난 극복은 물론 콜레라,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전염병을 완전히 차단하고 국민 평균 수명 연장과 영아 사망률 감소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였다.


주택, 공항, 항만, 도로, 댐, 수로, 고속철도 등 모든 건설구조물은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즉, 현재보다는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특성이 있다. 현재 존재하는 물리적 결핍을 해결함은 물론 인간의 수명 연장, 시공간의 무한한 확장, 지구적 환경 보존, 그리고 초지능과의 공존을 현실화하여 미래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바로 건설산업이다. 이로 인해 건설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모든 산업의 초석으로 평가되어야한다.


하지만 작금의 건설산업은 현재에 매몰되어 있다. 원자재, 공사비 상승, 줄도산 및 폐업, 부실시공, 안전 불감증, 비리 등이 산업을 옥죄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족쇄가 되는 규제를 양산하여 산업을 수렁으로 내몰고, 국민들이 산업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질타해도 어느 누구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의 주도권도 빼앗기고 있다. 건설 생태계는 금융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금융 종속형 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건물이라는 하드웨어만 공급할 뿐 고부가가치 서비스나 운영 주도권은 빅테크 기업에 내어주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스타트업과 일부 대형건설사가 디지털화, 로봇, AI 개발을 외치고 있지만, 이 또한 ICT, 에너지, 자동차, 로봇전문기업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에 안주한다면 산업의 미래는 없다.


우선, 건설산업을 확장해야 한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2030년 20조 원으로 예상되며, 세계시장은 최소 700조에서 최대 3100조 원 까지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전통적인 건설의 영역인 고하중, 고층고 설계 및 시공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AI 서버가 뿜어내는 고발열을 제어할 설비능력, 수십에서 수백 메가와트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도 건설의 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 더욱이 핵심 에너지 솔루션이 될 SMR의 개발과 활용기술 확보도 필수적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Up-stream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 특히, 기획단계의 능력 향상이 절대적이다. 복잡화, 고도화, 첨단화되는 현대 프로젝트에서 기획단계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1980년대 건설된 국내 대형 하수처리장의 현대화 사업에서 바이오 가스 발전, 정화된 방류수를 재이용하는 친환경 에너지사업은 물론 시설의 지하화를 통한 잉여 부지 사용을 최적화하여 부가가치를 배가하는 기획단계의 업무에 건설이 앞장서야 한다.


분절된 기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분야별로는 물론 대·중·소 업체 간의 협력적 사업 수행이 필요하다. 미국은 2005년 탄생한 IPD(Integrated Project Delivery) 방식을 통해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 컨설턴트가 하나의 팀이 되어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협력적 사업수행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건설시장의 상황을 감안 할 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 유럽과 같이 발주자, 정부가 협력적 발주방식의 도입을 주도해야 한다.


인류의 삶과 인프라를 재편하는 AI 패권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종국에는 로봇과 결합된 AI가 산업을 주도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건설의 역할과 가치를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에 따라 건설의 미래는 변화할 것이다. 건설이 기획, 설계하고 필요한 타 산업기술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고, 건설이 모든 단계에서, 모든 참여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마스터 빌더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때 산업의 가치는 확고해질 것이다.

이전글  
다음글  AI 시대의 건설인재 육성방안 / 이현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