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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퇴직은 새로운 시작이다! / 윤기평 작가, 前 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이사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9-06-03 조회수 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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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UN은 인류의 평균수명이 늘어난 현실을 반영하여 새로운 연령분류를 제시하였다. 17세 이하는 미성년,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는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노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적 분류는 단지 신체적 능력이나 생물학적 시각에서의 구분일 뿐 실제로 사회적 위치나 역할에 따른 분류는 그와 같을 수 없다. 이른바 사회적 연령이란 그 대상이 선진사회인가 후진사회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5세 이상을 제도적인 노인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근래 일각에서는 생체능력을 반영하여 노인연령을 70세 이상으로 조정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하튼 이와 같은 생체연령과 사회적 연령의 괴리는 고령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체적으로는 청년이나 중년인데 사회적으로는 노년으로 살아가야하는 어색하고도 기묘한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5060세의 직장 은퇴자들은 재취업이 무척 힘들다. 이들은 재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들고 이리 저리 헤매기도 하지만 저성장 사회의 축소경향은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65세를 넘기면 아주 노인 취급을 하여 단순노동의 일자리조차 얻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뻔한 얘기처럼 펜대 잡이 직장 은퇴자가 변변한 자금도 경험도 없이 자영업에 덤벼들었다가 생존의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낭패를 볼 수 는 없는 노릇이다. 피둥피둥한 청년이 오갈 데 없는 노인처럼 초라해지다니 하고 한탄하는 사이에 수입없이 살아가는 장구한 노년빈곤의 공포가 이렇게 슬금슬금 엄습해 온다.

직장 은퇴자는 한해 두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질병, 빈곤, 고독이라는 세 종류의 허들을 만나게 된다. 일찍이 우리의 선배들이 경험해보지 못했고 국가나 사회도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고령사회의 갑작스런 침공이 오늘날의 청장년 앞에 넘기 힘든 장애물로 우뚝 서있는 것이다. 오늘날 65세 이상 노년층의 10명중 8명은 경제적으로 노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리사회의 현실에서는 바로 그 노년빈곤이 연쇄적으로 심신의 건강을 해치고 고독한 일상을 강요하게 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은퇴자들이 아니고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일 것이며 조금이나마 더욱 이글에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머지않은 장래에 퇴직하게 될 것이라는 스산한 생각이 드는 사람일 것이다. 퇴직연령은 앞당겨지고 노후는 더 장구해진 현실이 가슴 차갑게 느껴질 것이다. 이미 그 들의 머릿속에서 퇴직은 은퇴라는 예스런 도식은 퇴직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새로운 인식으로 대체되어 있을 것이다. 이들의 선배나 아버지가 들려주는 경험과 충고는 예상을 뛰어넘게 확 바뀌어버린 현실에는 대입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을 더욱 초조하고 외롭게 만든다. 스스로 미래에 대비해야하는 유목사회의 도래가 이들을 비장하게 하는 것이다.

요즈음의 2,30대 젊은이들에게는 이제 평생직장이니 천직이니 하는 개념은 선대의 전설이 되어버렸고 그들의 장구한 인생에서는 여러 차례의 이직이나 업종변경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이렇게 다양한 변화를 예견하는 발상은 오히려 다이나믹한 인생의 묘미를 의미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들은 그와 같은 수차례의 털갈이를 위해서 항상 자신을 갈고 닦고 변신해야하는 숙명을 감수해야 한다.

과거의 노년은 오늘날 고령사회의 청년이 되었다. 더 이상 노후는 젊은 시절의 열매를 먹고 쉬는 안식년이 아니다. 그러므로 노년의 삶은 젊은 시절에 치밀하게 설계되어지고 준비되어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한국사회에서 노년은 취업이 어렵고 준비되지 않은 자영업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치밀한 설계와 준비란 어떤 것일까?

21세기의 유목민은 자신의 특성을 만들어야 살아남는다. 저 아무개, 이 아무개 하면 바로 아! 그 빵쟁이? 그 헤어 디자이너? 그 세무사? 그 전기쟁이? 하듯이 저마다의 라벨을 만들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찾지 않거나 스스로 나의 일을 만들 수 없다. 일 년이라도 젊은 나이에 내가 좋아하는 일의 전문가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공부하고 체험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변화무쌍한 청년이라야 노년에 외롭지도 처량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최근에 노년의 외로움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저서를 발간하였다. 여기에서는 197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오늘날의 60대 직장 은퇴자들이 얼마나 할 일 없고 외로운 일상에서 흔들리고 좌절하는 지를 파헤치고 이들이 어떻게 해야 아직도 팔팔하고도 장구한 노후를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하였다. 그러한 고민을 거울삼아 오늘날 현직에서 젊음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진심으로 조언하게 되는 것이다. 노년은 저절로 온다. 그러나 설계되지 않은 노후는 무모하고 쓸쓸하다. 퇴직하기 전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퇴직은 은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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