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건설사들의
전략기지가 되겠습니다.

KFCC 자료실

Global Market Explorer, Global Base Camp

KFCC 칼럼

Home > KFCC 자료실

제목 공기연장 간접비 소송의 또 다른 이름 '정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8-10-08 조회수 8
파일첨부  

 

colom_2018010.jpg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크세노폰이 저술한 <키로파에디아>라는 책은 로마시대와 근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오면서 무려 2천년이 넘게 읽히는 고전이다. 이 책은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한 키루스 대왕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그 책에 소개된 키루스의 소년시절 일화 중 정의가 무엇인지를 다룬 일화는 아주 인상 깊다. 어느 날 키루스는 어머니가 네가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 더 배워야 되는 것 아니냐고 염려하자 자기가 어떤 사건에서 판단을 잘못하여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게 되면서 정의에 대해서 정통하게 되었다고 어머니에게 자신 있게 말을 한다. 그 사건은 이랬다. 몸집이 큰 소년이 작은 옷을 입고 있던 중 마침 몸집이 작은 소년이 큰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옷을 강제로 빼앗아서 자기가 입고 자기 옷은 작은 소년에게 주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둘 다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된 사안에서 선생님은 키루스에게 판결을 한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키루스는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맞는 옷이 되었으니 그것은 옳은 것이라고 답변했다가 선생님한테 매를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키루스는 선생님한테서 판결을 함에 있어서는 먼저 법에서 옷을 힘으로 빼앗는 것이 옳다고 하는지 여부를 먼저 숙고해야 한다는 것법에 근거하는 것은 옳고 법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판결을 내리는 사람은 언제나 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침 받았고 이 가르침을 통해서 자기가 정의에 대해서 정통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일화는 판단자가 판결을 함에 있어서는 자신의 주관이나 가치관, 사회여론, 정부기관의 압력, 주변의 시선이나 평판 등으로부터 독립하여 오로지 법에 따라서만 판단을 해야 하고 그렇게 판단하는 것만이 정의라는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일화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한 우리 헌법의 조항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이 일화는 무려 23백년 전에 저술된 <키로파에디아>라는 책에 실려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공기연장 간접비의 미지급은 공공발주공사에서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대표적인 불공정 관행이다. 국가계약법령이나 계약조건은 시공사의 귀책사유가 없는 간접비는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법령 및 계약조건에 공기연장 간접비를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발주처는 오랫동안 이를 지키지 않았고 시공사들은 몸집이 크고 힘이 센 정부발주처에 차마 저항을 못해서 참고만 지내왔었다. 그러다가 서울지하철 7호선 간접비 청구소송이 2012. 3. 16. 제기되고 1심 및 2심에서 시공사들이 승소하였다는 소식이 전국적으로 퍼지자 마치 이를 신호라도 하듯이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 법원에 간접비 소송이 이어졌다. 한편, 7호선 간접비 사건은 1심과 2심의 시공사 승소판결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상고로 대법원에 그 상고심이 계류중에 있는데, 대법원은 현재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여 집중 심리중이다.

이처럼 공기연장 간접비 청구소송이 전국적으로 번지자 관련 제도의 개선을 시도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기획재정부 및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들은 2013. 6. 14.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하여 건설산업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 방안을 마련하였고, 대한민국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지급방안 개선을 공약으로 밝혔으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위와 같은 대선 공약을 이어 받아 2017. 7. 간접비 지급방식 개선을 정식으로 국정과제로 선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의 제도 개선 결과를 놓고 보면, 공공발주공사에서 공기연장 간접비를 미지급하는 불공정 관행이 결코 근절되었다고 볼 수 없다. 여전히 그 불공정 관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상당수 발주기관들은 7호선 간접비 상고심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공기연장 간접비에 대한 불공정 관행을 근원적으로 뿌리 뽑고 현재 진행 중인 공기연장 간접비 지급에 관한 제도 개선이 성공적으로 완수되기 위해서는 사법부, 특히 대법원의 판단이 중요하게 되었다. 대법원 역시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7호선 간접비 사건에 대해서는 이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여 집중적으로 심리하고 있다. 7호선 사건의 대법원 판단은 비단 억눌린 자들에게 억울함을 신원하여 주는 정의를 선포하는 것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건설생태계를 다시금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기념비적 이정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의 정의로운 판단을 기대해본다.

이전글  
다음글  미래, 글로벌, 그리고 경쟁력 /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