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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듈러 건축으로 건설산업의 체질을 혁신해야! /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9-12-04 조회수 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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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중소기업만큼이나 청년들이 외면하는 또 하나의 일자리가 있다. 바로 건설 현장이다.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그야말로 대표적인 3D 일자리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대부분 나라에서도 가진 것, 배운 것 없는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노동 시장이 건설 현장이다. 힘들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이지만 80~90년대만 해도 땀 흘려 열심히 일하면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 교육시킬 수 있는 정도의 벌이가 되는 일자리였다. 그러나 요즘 건설 현장에서 한국사람 찾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젊은 한국인은 천연기념물 수준이다. 젊은 건설노동자의 기피현상 극복은 물론,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건설산업은 대규모의 인력 고용효과를 유발할 수 있지만, 고용구조는 대부분 임시직 형태의 현장 채용 중심으로 고용형태가 불안정하다. 취업기피의 여파로 신규인력 유입이 감소하는 상태에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능 인력 부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능 인력의 부족은 공기 지연 및 노무비 상승의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폭염, 폭우, 폭설, 강풍 등 기상 조건 급변으로 인한 공사 가능 기간의 감소로 그에 따른 금융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의 상승이, 근로자 입장에서는 노동 강도의 증가로 인한 현장 안전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에 대해 먼저 고민하기 시작한 몇몇 국가의 경우, 현장 중심(On-site)에서 공장생산 중심(Off-site)으로 산업혁신을 모색해왔으며, 그중에서도 모듈러 건축공법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모듈러 건축공법은 3차원 레고 블록 형태의 유닛 구조체에 창호와 외벽체, 전기배선 및 배관, 욕실 주방 기구 등 70~80% 이상의 부품을 공장에서 선 제작하여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공법이다. 공장생산 방식의 새로운 모듈러 시스템(System)을 도입할 경우 임시직 형태의 현장 노동자를 정규직 형태의 공장 노동자로 고용의 질을 개선하고, 건설업에서 제조업으로의 전환하여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또한, 공장에서 옮겨와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 공법대비 50% 이상의 공기 단축(Speedy)이 가능하다. 건설공사의 고질적인 민원문제를 해결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에서의 안전성(Safety) 확보에도 유리하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의 전통적인 현장 산업으로서의 건설 산업이 공장산업으로 점차 탈바꿈하면서 제조산업의 장점을 고스란히 건설 산업에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듈러 건축시스템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적시 적소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특징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 3D 업종으로 여겨지는 건설 현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우리 건설 현장은 현장 인력 부족으로 심각한 인력난이 예상된다. 지난 3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은 눈부신 발전 속도를 보여 왔다. 단순 공장생산에서 이제는 로봇이 대부분 공정을 담당하는 자동화 생산으로 발전한 지 이미 오래다. 건설 산업도 이렇듯 과감하게 공장생산에 기반을 두는 산업적 혁신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노동 집약형 건설 산업에 스마트한 시스템 구축 및 획기적인 공기 단축과 안전성 증대를 도모함으로써 혁신적인 건설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듈러 공법이 지금 봉착한 건설산업의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모멘텀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또한 중단 없는 R&D와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일도 우리 모두의 몫이고 잠시도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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