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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산업 구조개편의 서막 / 이상호 한미글로벌 사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0-10-05 조회수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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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인 건설산업 구조 개편의 서막이 올랐다. 수십년 묵은 낡은 건설산업 구조가 큰 변동을 보이고 있건만, 당장은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가격 폭등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돌이켜보면, 2007년이 그런 해였다. 아이폰 출시를 비롯하여 2007년 전후에 수많은 디지털 기술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그 중요성이나 의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1976년 이래 유지되어 온 종합과 전문건설업 간의 업역규제는 2018년말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으로 공공공사는 2021년부터, 민간공사는 2020년부터 폐지된다. 그 다음 단계로 정부는 28개 전문건설업종을 14개로 축소하고, 논란이 많았던 시설물 유지관리업종도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09.15).


건설업의 구조 개편과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건설엔지니어링업 구조 개편 방안도 발표되었다(09.03). “시공에서 건설엔지니어링 중심으로 건설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비전을 내걸고, 기존의 6개 업종을 종합(PM), 일반(설계+감리), 설계, 감리 등 4종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정부의 건설산업 구조 개편방안은 4차 산업혁명에 부합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수십년간 건설업과 건설엔지니어링업은 분업과 전문화논리에 기반하여 업역간 칸막이 규제와 함께 업종이 분화되어 왔다. 이제부터는 융합과 통합이 가능하도록 업역 장벽을 허물고, 업종을 통폐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법제화 작업은 대부분 올해말이나 내년초까지 끝내고,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2022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정책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먼저, 토목 설계·엔지니어링과 시공은 융합과 통합의 방향으로 가는데, 건축설계와 시공 만큼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겸업규제가 존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건설정보모델링(BIM)을 확산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지만, 지금처럼 건축설계와 시공을 별개의 업역으로 칸막이를 쳐놓는다면 BIM이 건축물의 설계-시공-유지관리 전반에 걸친 플랫폼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건설업과 건설엔지니어링업의 업종을 통폐합하면서 전기나 정보통신 및 소방설비 같은 공종의 분리발주제도는 어떻게 하겠다는 방침이 없다. 기본적으로 분리발주제도는 융합과 통합이 아니라 업종별로 공사 발주를 분리시킴으로써 건설생산방식을 파편화시키게 된다. 또한 업역규제 폐지에 따라 전문업체가 단독으로, 혹은 공동으로 종합공사를 원도급으로 수주할 경우 통합적인 관리나 조정을 위한 방안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건설업종을 종합과 전문이 아니라 단일의 건설업종체계로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관련 협회나 단체도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파편화된 건설업역과 업종에 기반한 협회와 공제조합 등의 기능과 역할 조정 내지 통폐합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건설생산 방식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업역이나 업종체계의 수립도 필요하다. 기존의 건설산업 구조는 현장시공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만약 전통적인 현장시공 방식을 대신하여 모듈러 건축 등 공장제작 및 조립방식이 활성화된다면, 이를 수용하기 위한 건설산업 구조 개편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한건협 회원사들에게도 정부의 건설산업 구조 개편방안은 큰 도전과제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공 이전 단계(Pre-construction: 프리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본다. 정부는 시공사가 시공 노하우를 설계에 반영하는 시공책임형CM을 확대하고 성과평가를 거쳐서 제도화하겠다고 한다. 건설과정 전반을 총괄관리하는 통합사업관리(PM)도 새롭게 도입될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 이전 단계의 활동인 프리콘 역량을 빨리 갖출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전환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기술형 입찰이나 턴키 입찰 시 스마트 기술 적용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시공사가 BIM으로 직접 설계하여 시공 전() 단계에 걸쳐 활용하는 ‘BIM 턴키도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제 디지털 전환은 공사 수주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통합사업관리(PM)를 위해서도 필요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시급한 과제다.


건설업역과 업종체계 개편에 따라 가치사슬을 전후방으로 확장하는 것도 중차대한 과제다. 이미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건축이나 주택사업 영역에서 디벨로퍼가 되겠다고 선언한 기업도 많다. 이제는 건설사들도 시공 이전의 프리콘 사업이나 시공 이후의 운영 및 유지관리사업으로 가치사슬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건설엔지니어링사 M&A나 전략적 제휴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올해 9월에 발표된 정부의 건설업과 엔지니어링 업역 및 업종체계 개편방안은 건설산업 구조 개편의 서막일 뿐이다. 당장은 기존의 틀 속에서 업역규제 폐지와 업종 통폐합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명실상부한 융합과 통합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건설산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더욱 포괄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한건협 회원사들은 새로운 건설산업 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사업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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