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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건설 리더그룹의 역할 주문 /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1-02-04 조회수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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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새로운 기술과 환경이 만들어내는 시장과 상품 등장에 당황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88% 이상이 2021년 경영전략 및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내 시장 전체가 움직이기 전에 소수의 선두그룹이 먼저 움직여 왔었다. 시장을 움직이는 선도그룹을 우리는 리더그룹으로 불렀다. 한국건설에 강력한 리더그룹이 한때 존재했었다.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성장 정책은 정부가 주도했고 산업계는 적극 동참했다. 배고픔을 우선 해결하자는 주장에 전 국민이 공감했다. 경제성장의 디딤돌을 구축하기 위해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타 산업보다 건설이 선도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배경이다. 산업기반이 전혀 없었던 탓에 1세대 창업주가 주도하는 선두그룹이 단기간에 형성되었다. 창업자가 주도하는 오너그룹의 목소리를 산업이 가야 할 방향의 나침반으로 인식했다. 창업주 그룹이 내세웠던 명분은 국가와 사회발전이었다. 자신의 부 축적보다 국가와 직원의 배고픔 문제 해결을 더 강조했다. 이런 의도에 대다수 국민이 따랐었다.

개인소득이 5천불을 넘어서면서 국민의 지식수준도 높아졌다. 사회를 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다. 성장일변도에 가려졌던 불법과 편법에 기댄 부정·부패가 부각된 것이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생각했던 국민 인식도 변했다. 부정·부패 추방이라는 슬로건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투명성이 화두가 되었다. 창업주를 대신하는 전문경영인 제도가 도입됐다. 한 때 존경받던 오너그룹이 비방 대상으로 변한 것이다. 전문경영인제 도입에도 불구 오너2세 그룹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창업주그룹의 후퇴가 본격화되면서부터 리더그룹의 목소리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정부정책에 중소기업 보호 및 강국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시장개방이라는 파고가 건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천개 미만의 면허업체가 지배했던 시대가 등록업체 전성시대로 넘어갔다. 등록제 도입 1년만에 8천개가 넘는 건설회사가 생겨났다. 이때부터 선도기업의 큰 목소리보다 95%의 중소건설업의 떼(?)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건설에 리더그룹의 목소리가 실종된 것이다. 소수의 목소리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자 별도의 단체를 결성하기까지 했다. 기대와 달리 다수 목소리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한국건설에 리더그룹의 역할이 실종된 상태다.

21세기 초반부터 이미 변화는 예고되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유행했던 국제화·세계화가 갑자기 글로벌로 변했다. 정치·군사 국경은 있어도 세계무역기구 등장으로 시장과 상품의 국경선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자국 내 시장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든 시대다. 시장과 상품 간에 존재했던 경계선 혹은 울타리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51월 다보스포럼이 시장과 산업, 기술의 경계선이 붕괴되고 융합시대 진입을 선언했다. 익숙해져 있는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전환 등이 새로운 기술과 상품, 그리고 시장의 등장을 예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속도와 크기에 가속도를 더 했을 뿐이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변화의 추세를 거부하기 힘들어졌다.

급속하게 변화된 시장과 산업 환경은 20·30청년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준다. 공식통계로는 체감실업률이 25%라고 하지만 건설관련학과를 졸업하는 학생의 50% 이상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도 이런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15년 전에 비해 10억원 투자 시 건설의 고용계수가 44% 이상 줄었다. 임직원 1명을 고용하기 위해 2배 이상의 매출이 필요하다는 단순계산이다. 등록된 건설기술인이 80만명을 넘고 산업체수가 8만개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내수시장이 개인과 기업의 생존에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내수시장 성장 한계와 달리 건설은 글로벌 최대 시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만들어낼 탈출구로 인프라 투자를 거의 모든 국가가 단기 정책을 지목하고 있다. 시장의 유무보다 기술과 자본의 힘에 기업과 개인의 생존과 성장이 달려있다. 99%의 기업과 개인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리더그룹의 역할이 지금 같이 절실할 때가 없었다.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다. 2030청년의 미래가 필자보다 밝아 보이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후세대에게 더 좋은 도전 무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사명감은 느끼지만 혼자가 아닌 연대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고민하던 차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미국과 영국에서 유사한 역할을 하는 세력을 찾았다.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60대 이후 그룹이 후대들에게 뭔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을 시작했다. ‘꼰대(?)’가 아닌 경험으로 검증된 지식을 가진 집단이 산업봉사자로 나선 것이다. 대학의 34학년 학생들의 최고 인기 강의가 건설 ceo 강연이라는 이유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청년들이 목말라하는 것은 교과서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 설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리더그룹의 검증된 지식과 지혜에 있다는 사실을 2030 청년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실종된 한국건설 리더그룹의 역할을 소환해야 한다. 후세대가 더 잘 살 수 있도록 경험과 지식을 가진 5070 세대가 나서야 한다. 0.1%의 리더그룹이 나머지 99.9%에게 던지는 검증된 경험 기반 나침반이 필요하다. 스스로 꼰대가 아닌 경험으로 축적된 지식과 지혜 전수자로 나서 달라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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