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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건설의 위기를 반전시킬 기회 /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3-03-29 조회수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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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디지털, AI, GPT 등 글로벌 환경을 변화시키는 신조어가 일상용어가 되어 버렸다. 생필품인 컴퓨터마저 가까운 장래에는 양자컴퓨터에 자리를 내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컴퓨터가 고전컴퓨터로 골동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화제의 챗GPT 사용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는데 단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완성도는 기대 수준에 못 미쳤지만 짧은 시간 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전컴퓨터 처리 속도에 비해 적게는 수십억 배, 많게는 수백억 배로 빨라진다. 양자컴퓨터와 챗GPT 실용화는 세계를 퍼즐에서 레고시대로 전환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퍼즐은 정답 위치가 하나지만 레고는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양한 답을 내놓는다. 퍼즐은 답습할수록 숙련도와 완성도가 높아진다. 레고는 상상력과 창의력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낸다. 정답이 없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힘이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

국내에도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 글로벌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가 15년 전 한국경제가 2050년에 세계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작년 12월 예측은 2075년에 지금의 10위권에서 밀려나 25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돌변 이유로 저출산·고령화인구생태계 변화를 지목했다. 외국 발 팝송, 상송, 깐소네 등이 K-pop으로 대체되고 한 때 뽕짝으로 폄하되었던 트로트가 국민 애창곡으로 변했다. 별로 눈길을 받지 못했던 우리 문화가 K-culture로 세계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포츠인과 연예인이 되려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말리는 부모도 줄었다

국내
·외로 급변하는 시대와 달리 한국건설은 1958년 모태법(건설업법)이 지배하는 아날로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 배구경기 룰이 6인제지만 법과 제도는 여전히 동네 배구 9인제에 머물러 있다. 내수시장이 고갈되어 가는 상태지만 대체 시장이 될 해외건설시장 확대는 2010년을 정점으로 300억불 내외로 등락이 거듭되는 정체 상태다. 정부가 연간 500억불 수주를 목표하지만 산업체는 경쟁력과 소화력을 걱정한다. 과거 20년간 건설에 신규로 진입하는 20대 청년층이 75%나 줄었다. 총인구 감소율 15%보다 5배나 많다. 낙관적으로 예측해도 2030년 건설기술자의 평균 연령이 50대 중반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청년층의 진입이 감소되고 기존 기술자의 직업 이탈이 늘어나면서 산업계의 공통 이슈가 기술자 부족이다. 건설은 아직 3D(dangerdifficultydirty)3(부정부패부실)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 목표에 민간주도 경제성장 도약을 선언했지만 한국건설의 미래를 이끌어 갈 리더그룹이 보이지 않는다. 한건협이 리더그룹으로 나서 주길 기대한다

현재 한국건설이 분명 위기에 처해있다
. 현재보다 미래가 더 어둡다. 교통과 에너지, 수자원과 도시와 주택 등 인프라 시장은 국가와 국민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건설이 주도해왔던 인프라 시장은 지속되겠지만 지배하는 산업과 기술은 타 산업과 기술로 대체 될 가능성이 있다. 2015년 다보스포럼에서 제기되었던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의 경계선 붕괴가 국내 건설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4년 전에 착수된 스마트건설기술개발과제의 목표가 건설의 제조업화였다. 탈 현장(osc), 모듈화 및 사전제작과 조립, 자동화, 원격제어 기술 등은 건설산업 내 경쟁에서 타 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짐을 의미한다. 해외시장에서 유지되었던 가성비 경쟁력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급속도로 진행 중인 건설기술자 고령화는 한국건설의 생태계 자체를 붕괴시킬 가능성을 예고하는 경광등이 켜졌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정책 기조를 제대로 읽고 대응하면 한국건설의 위기를 도약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
. 건설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방향은 이렇다. 국정비전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다. 도약의 무대는 글로벌 시장, 시장 선점을 위해 산업과 기술, 인력 생태계를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정부주도산업지원에서 민간주도정부지원으로 전환했고 재정주도에서 민간자본 주도 성장을 약속했다. 1962년 출발했던 정부주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처음으로 민간자본과 창의력 주도로 바꿨다. 산업에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 할 것인지에 따라 한국건설의 미래가 결정되게 됐다. 국정과제 속의 정책 방향은 글로벌 환경변화 추세를 거슬릴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은 한국건설의 미래는 민간산업의 리더십 역할에 달렸다
. 건설이 배출했던 걸출한 영웅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걸출한 개인의 목소리가 지배했던 배경에 무조건 추종하는 리더그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는 극단적인 개인주의, 즉 나노세대가 지배하는 사회다. 의기투합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리더그룹의 집단 목소리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개인의 목소리가 전체를 움직이기보다 1%99%를 움직일 수 있는 세상이다. 한국건설의 미래 진로는 정부가 아닌 산업계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과거보다 한국건설경영협회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아날로그 시대 관행을 답습하면서 디지털 변환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국건설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밝은 미래를 보여 줄 사명이 누구에게 있는지 답을 해야 한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양자컴퓨터가 사회와 산업의 인프라로 부상하기 전에 한국건설의 레고블럭을 어떻게 쌓아 갈 것인지 담대한 구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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