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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악을 피한 주택시장의 위태로운 회복 /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3-07-28 조회수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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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한 해가 훌쩍 지나고 있다. 출범하면서 내세웠던 주택정책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기존의 과도한 규제를 정상화하고 공급 기반을 확충한 것이다.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주택수요는 더 위축되지 않고 있으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도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 정부의 과도한 수요 억제로 만들어진 주택시장 침체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몇몇 주요 지표가 보여주는 개선 추세는 대세 회복을 말하고 있지만 다른 지표들은 여전히 침체 상황에 머무르고 있어 회복과 위축이 공존하는 혼조세이다.

 

가격 변동을 보면 작년 말 이후 주택가격 하락 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아파트가격지수가 상승세로 전환되었고, 전국 기준 주택가격도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가격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가격 상승세 전환과 함께 전세가격도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는데 둔화 정도가 매매가격을 넘어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물량이 소진되면서 전세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전세제도의 미흡함을 드러낸 역전세 문제가 여전히 시장에 잔존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다른 주택시장 지표를 보자. 작년 레고랜드 사태로 발발한 자금시장 경색은 공급 측면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어 시장 경착륙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다. 동 기간 미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분양시장 상황은 악화되었다. 그러나 최근 미분양 물량은 소폭이지만 연이어 감소하였다. 동시에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소폭 지속해서 감소하는 등 약하지만 분양수요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주택시장 지표들 모두 동일한 긍정적 상황만 보여주고 있진 않다. 연착륙 징후인 미분양 감소의 원인은 인허가 물량 감소에 기인한다. 분양 물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주택공급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기준금리 동결 등 자금시장 여건이 완화되었지만 높아진 시장금리와 미분양 적체로 자금흐름은 이미 악화된 상황이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만들어진 자금시장 경색은 여전히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미분양 상황과 국지적 시장 회복 가능성도 공급 약세 여건을 만들고 있다. 앞에서 본 가격 기준의 시장 상황과는 다르게 체감되고 있다.

 

다른 주요 지표는 거래량이다. 주택가격 하락 원인 중 하나는 수요 위축이다. 시장금리 급등으로 하락이 가속화되었지만 전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 추진으로 위축된 수요가 가격 조정의 기본 배경이다. 수요 위축은 고스란히 주택거래량으로 옮겨지는 데, 현 주택거래량은 과거 대비 50% 수준을 못 미치고 있어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서울의 거래량만 70% 수준을 회복하고 있어 국지적이고 불완전한 시장 회복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침체를 벗어나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맞다. 시세의 누적 하락과 원가 상승으로 메리트가 약화된 분양시장은 반쪽짜리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반기 정부의 경제정책운영 방향을 보면 공급 기반 확충을 위해 공공물량을 대거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은 그나마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수도권 시장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시세 대비 저렴한 공급 조건을 갖춘 공공물량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민간부문의 걱정은 자금난과 미분양을 넘어 앞으로가 더 태산인 셈이다.

 

혼란스럽고 불완전한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 상황에서 정부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거래량과 분양시장 상황을 잘 살펴야한다. 경착륙 가능성은 약화되어 안도할 수 있지만 연착륙도 침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설익은 시장 회복에 초점을 맞추어 정책을 조정한다면 주택시장 침체는 더 길어질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 위기 이후의 침체 국면을 주택시장 회복으로 버티고 있다. 우리와는 다른 상황이다. 인위적이고 섣부른 주택경기 회복 보다는 공급 측면의 안정적 조정이 원활하게 추진되면서 시장 심리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은 더 필요하다.

 

주택시장은 지금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 가격 등이 보내는 시그널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회복은 아직 아니다. 침체에 가까운 회복이라면 그에 대응한 전략과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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