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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K-건설의 미래을 위한 도전과 희망 / 이현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3-10-10 조회수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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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일련의 건설현장 시설물 붕괴사고로 인해 건설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대부분의 건설인들은 자괴감으로 의기소침해 있고, 건설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높아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건설산업은 지구상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건설산업은 인간에게 안락한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성장을 통하여 세계에서 인정받는 높은 수준의 건설역량을 지니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신도시건설을 통해 부족한 주거문제를 해결하였고 다양한 인프라시설을 구축하여 국민생활의 편의를 제공하였다. 또한 건설산업은 국가의 중추산업으로서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에 앞장서왔다. 이처럼 건설산업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시기의 건설인은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주변에서 인정받는 직업인이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건설회사의 취업 선호도가 낮아지고, 공과대학 건설관련 학과가 최하위권으로 전락하면서 우수한 인재의 영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더욱이 건설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건설사고로 인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건설인의 입장에서 이대로 건설산업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여 책임자를 처벌하고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건설안전수칙을 준수하면서 건설현장에서 땀흘려 일하고 있는 대다수 건설인들이 잠재적인 사고유발자로 취급받는 것은 불공정하다. 사회적인 비난 속에서 자책감과 상실감에 빠져있는 많은 건설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돌이켜 보면 한국건설은 도전의 역사였다. “하면 된다라는 확신과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수많은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경부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과 월드컵 경기장, 초장대 교량과 초고층 건물 등 수많은 시설물을 건설하였고,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항만, 리비아의 대수로 공사와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성하였다. 말레이시아 패트로나스 투윈타워 건설공사에서는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일본 컨소시엄과 선의의 속도경쟁을 하면서 초고층 기술 우위를 증명하였고, 그 여세를 몰아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르즈 할리파 건물도 멋지게 완공하였다. 최근에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를 국내 건설기업이 우리 기술로 시공하였다. 이처럼 한국건설은 세계무대에서 최고 수준의 시공실력을 발휘하면서 국위를 선양해왔다. 다만 부가가치가 높은 엔지니어링 분야 시장 점유율은 아직 많이 낮은 편이므로 이에 대한 기술투자와 인재육성이 요구된다.
한국건설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건설분야 리더들은 각계각층에서 자발적인 혁신운동을 벌여왔다. 건설산업 선진화 위원회를 구성하여 산업 내부의 뿌리 깊은 관행과 정부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법제도의 통합과 개선을 위해 노력하였다. 다른 산업의 전문가들에게 건설의 길을 물어가며 생존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건설산업의 새판을 짜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모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 방안은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과 건설업계의 업역 다툼 및 과당경쟁 속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고 오히려 건설품질과 안전 측면에서는 과거로 회귀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도 끝났으니 이번 기회에 건설 참여주체들은 성찰과 반성을 토대로 건설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하겠다. 영국의 CLC (Construction Leadership Council)에서 주창한 것처럼 중단했던 공사를 다시 시작하고(Restart), 와해된 공급망을 재설정하고(Reset), 새로운 시장을 재창출(Reinvention)해야 한다. 전세계에서 건설 안전사고율이 가장 낮은 영국에서는 CE(Constructing Excellence)와 같은 전담기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건설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건설생태계를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건설혁신센터(가칭)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당면한 건설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잊었거나 무시했던 건설의 기본지식(basic knowledge)과 원칙(principles)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수행의 기본은 설계도서(도면과 시방서)임을 인식하고 완벽한 설계도서의 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시설물처럼 도면에 표기할 수 없는 요소들과 신기술 및 신공법 프로세스는 반드시 시방서에 기술하여야 한다. 또한 건설프로젝트의 견적에 앞서 일반적으로 용인된 견적의 원칙(GAEP: Generally Accepted Estimating Principles)을 숙지하여야 한다. 이처럼 건설인은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기술역량을 배양하면서 시설물의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윤리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미래의 한국건설은 한 우물만 파서는 안된다.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엔지니어링 기반 사업, 스마트시티 마스터 플랜 수립, 친환경 복합 신수종 사업 등의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독점적 지위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산학 연계를 기반으로 기술개발 연구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역량있는 스마트 건설 인재육성을 위한 맞춤 교육에 치중해야 한다. 인구감소로 인한 기술 및 기능인력의 부족 현상을 감안하여 다기술 또는 다기능 보유 인력의 양성에도 관심을 갖어야 할 것이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외침처럼 한국건설의 희망은 건설의 주체인 선량한 건설인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건설인들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자긍심을 갖고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 우리 건설인들의 도전과 열정으로 K-건설이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지식산업으로 대전환하여 인류문명의 발전과 지구환경의 보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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