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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때 알았더라면... /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4-04-01 조회수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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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그때 알았더라면하는 아쉬운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아파트 정원에 까치집이 18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까치는 평균 수명이 7년 이하로 알고 있다. 만약 까치가 자신의 수명을 알았다면 저런 튼튼한 집을 지었을까? 한번 알을 낳고자 저런 집을 힘들게 지었을까. 사람이 만약 자신의 미래를 안다면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스스로 우문해보는 습관이 있다. 평범한 사람이 가끔 신문지나 SNS에 실리는 점괘를 심실풀이로 본다. 운세가 좋게 나오면 왠지 기분도 좋아진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우전쟁이 언제쯤 끝날지에 대해 개인은 물론 기업도 예측하려 노력한다. 필자 역시 ’23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고 산업과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를 주문했었다. 가장 큰 착오는 러·우 전쟁이 종식되거나 휴전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3년 말에 또 다시 2024년에 어떤 환경이 전개될지를 예측하고 대응전략을 주문했다. 예측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없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 강연과 회의, 보고서 등을 종합하여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고 산업과 정부에 약간의 도움 줄 목적으로 권고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불확실한 예측이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러·우 전쟁은 끝날 것이고 이스라엘 발 중동지역 분쟁은 전면전으로 확대되기 어렵다. 전쟁 당사국의 경제여력이 고갈되었고 원조국 국민들의 피로감이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어느 국가도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 있게 결론을 내리지만 시기는 예측하지 못한다.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글로벌 환경이 급격히 안정화로 접어들어 건설시장이 활성화 될 때 기업들은 기회를 시장으로 만들어 낼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궁금하다. 국내는 물론 모든 국가에 교통이나 에너지, 수자원 등 국토인프라 구축과 운영은 필수다. 선택의 여지없는 국가 아젠다이다. 건설은 국가와 인프라 시장이 존속되는 한 불멸의 시장이 확보되어 있다. 준비하지 못한 채 시장이 활성화되면 그때 가서 그때 알았더라면하고 아쉬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
년 전부터 한국건설이 3악재(惡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악재는 3(금리·물가·환율)로 외생변수가 만들어 낸 파급영향이다. 자재비(M)와 인건비(M), 장비(M) 등 건설 생산의 3요소 모두 가격이 올랐다. 2악재는 3(기술·생산성·수익)로 외생변수와 산업 자체 내생변수가 동시에 작용한 악재다.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하여 원가 상승이 그대로 수익률 저하로 전가되는 구조다. 3악재는 3(부정·불신·부실)로 국내 건설이 스스로 만들어 낸 내생변수다. 3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원가에 전가된다. 내수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시장, 특히 부동산개발 생산원가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급등했다는 사실을 국민이 인정하면서도 보상에는 입을 닫고 있는 게 보편적 인식이다. 3이 국민뇌리에 깊숙이 자리 잡은 결과다. 시장 논리보다 국민 정서가 더 큰 힘이 발휘되는 구조다.


3
악재 외에도 당장 한국사회와 시장이 감내해야 할 3가 또 눈앞에 있다. 인구와 산업, 시장의 생태계 변화다. 저출산·고령화, 지식산업, 지역불균형으로 대변되는 3파고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된다. 인구생태계 변화는 생산성 혁신으로 돌파해야 한다. 인력의 질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지식산업은 홀로가 아닌 기존 기술과의 융합이 필수다. 단독기술로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다. 산업생태계가 미래 산업지도를 바꾸는 것이다. 지역불균형 문제는 평균이나 물리적 균등으로 풀 수 없는 구조다. 3는 한 개인이나 기업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화가 아니다. 이 변화를 부정하면 선택의 여지없이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건설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건설이 주체인 국토인프라는 분명 공공재다. 신규는 물론 유지관리나 성능향상에 국가 재정이 투입되어야 한다. 문제는 국내 재정 규모는 증가하지만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는 재량예산 비중이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줄어드는 구조다. 부족한 재정 대체제가 민간자본이다. 국토인프라 투자가 선진국형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PPP사업이 증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설 생산의 3요소인 3M(인력·장비·자재)Money가 추가된 4M(인력·장비·자재·자본)으로 변했다. 기술자들의 시야가 기술 ‘Only’에서 ‘Diversity·Variety(다양성·다변성)’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대학 교과과정의 범위를 벗어나 있지만 산업체가 시장 생존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지식을 재무장시킬 수밖에 없다.


75
년전 미국 러시아대사관 공사가 러시아를 떠나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가 미국의 리더그룹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조지 캐넌(George Kennan) 공사의 보고서 중 한국 건설이 새겨야 할 대목을 건설에 맞게 편집하여 인용 해 본다. ‘항상 환경과 수요 변화에 대응하라. 여러분이 알고 있는 건설이 변하고 있다. 건설시장은 여러분이 알고 있거나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다. 여러분이 변해야 한다.’ 필자는 국내 건설인과 기업에 3C로 요약하여 말해주고 싶다. 변화(Change)에 도전(Challenge)하면 기회(Chance)가 만들어 진다. 한국건설만이 예외적으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나름의 경험에서 얻은 결론이다. 지금 이 시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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