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건설사들의
전략기지가 되겠습니다.

KFCC 자료실

Global Market Explorer, Global Base Camp

KFCC 칼럼

Home > KFCC 자료실

제목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엄익동 KCC건설 대표이사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2-03-07 조회수 4827
파일첨부  

CEO201203-1.gif

CEO201203-2.gif



기업경영 환경이 참으로 어렵다. 모든 것이 예측하기가 어렵고 변칙적이다. 시시각각 변한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가진 자와 없는 자와의 갈등, 잘난 자와 못난 자와의 부조화 등 어느 시대에도 있었지만 요즘은 더욱 극렬해진 것 같다. 모두가 좋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답을 찾고 결행하기 보다는 변죽만 울리고 인기에 활용하기 바쁘다. 잘했다고 칭찬받기는 어려워도 조금 잘못하면 온 세상이 시끄럽다. 남을 비난하고 시비하기는 쉬워도, 앞장서서 잘하고자 솔선수범하는 이는 드물다.

시장경기에 특히 민감한 건설산업의 경우 국내외의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명암이 엇갈리기도 한다. 때로는 양질의 사업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악화될 수도 있으며, 우리와 관계없이 제3자간의 내부사정 또는 갈등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곤란에 직면하는 경우를 종종 엿볼 수 있다. 결국, 우리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나라가 잘 되어야 하고, 세상이 잘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혼란 속에 질서가 있다. 위태해 보여도 분명한 기준을 세워 나아간다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가 쉬울 것이다.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우리 옛 사상과 학문에 있다.

첫째, 우리의 고유사상인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다. 세상을 널리 유익하게 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치대로 이치에 맞게 변화시켜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홍익의 시작은 수신(修身)에 있다. 수신을 통하여 자기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가족을 사랑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친척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충(忠)이 시작된다. 또한, 홍익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것이다. 내 이익을 챙기기 전에 남의 이익을 살피며, 나의 배고픔이 있으면 남의 배고픔도 함께 알아야 한다. 그리고, 홍익은 천지인(天地人) 사상(思想)이다. 인(人)은 삼라만상(森羅萬象)이며, 삼라만상의 으뜸은 사람이다. 삼라만상을 제외한 천지는 황량할 뿐이다. 사람은 삼라만상의 일부로써 삼라만상을 사랑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민족이 태동될 때의 건국이념이며 정신인 것이다. 우리 정신의 근원은, 전체는 하나가 귀함을 알고 하나는 전체중의 일부임을 아는 것이다. 우리의 귀한 정신이 고전이 되어 박물관에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버팀이 되는 근간(根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유학(儒學)이다. 유학은 동양삼국이 배우고 익히는 데에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천명(天命)과 성리(性理)를 통하여 세상의 질서를 바르게 세우는 수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공자는 동이(東夷)족이다. 동이는 우리민족의 옛이름이다. 중국철학이라고 가를 이유도 없고, 종교적 차이로 배척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학문으로 배우고 익혀서 세상에 유익하게 활용하면 된다. 유럽의 르네상스가 그리스철학과 기독교정신으로 꽃피웠다면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은 유학을 바탕으로 꽃피워졌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의 유럽이 동양사상을 배워서 활용할 목적보다는 중국에 그리스도 정신을 선교하기 위한 분석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사서 중 대학은 경(敬)을 중심으로 하며, 경은 겸손(謙遜)과 양보(讓步)를 기본으로 한다. 즉, ‘경자(敬者) 득인(得人) 득천하(得天下)’로써, 경을 행하는 사람이야말로 사람을 얻고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 시대 모든 이들이 깊이 새겨야 할 내용임에 틀림없다. 또한, 논어(論語)는 인(仁)을 중심으로 하며, 인(仁)은 인(忍), 즉 어짐은 참는 것이니, 인내(忍耐)야말로 어진 이의 근본이다. 맹자는 의(義)를 중심으로 하며, 통치의 근간은 의(義)이다. 의리없이 통치가 되겠는가? 인정예치(仁政禮治), 사랑으로 바로 세우고 예로써 다스리는 것이다. 중용(中庸)은 성(誠)을 중심으로 한다. 정성(精誠)을 다하면 안 될 일이 없는 것이다. 학문으로 배우고 익히면 부딪힘이 없고,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이 되며, 어떠한 정교(正敎)와 정종(正宗)을 세움에도 유익하다.

셋째, 인문학이다. 요즘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어김없이 인문학 서적이 올라와 있고, 신문의 서평 코너에서도 신간 인문학 서적에 대한 소개에 지면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문학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논술 준비에서부터 대학의 학문분야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고루 그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되고 있으며, 기업경영과 관련해서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고,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서 인문적 소양을 얘기하는 빈도도 예전과 달리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잊혀져 가던 인문학이 사회 전반은 물론 기업경영에 있어서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문학 열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져온 사회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모든 변화의 근저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省察)’이라는 논의가 담겨 있다. 흔히들 진정성(眞正性), 진심이라는 단어로 대신되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이질적 다양한 존재들간 ‘소통(疏通)’의 기본 양식이며, 기업 입장에서는 조직 내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에 있어 기본 전제가 되기에 인간의 가치를 탐구하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기업의 입장에서 자연스런 현상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공간(空間)은 시간(時間)을 생성한다. 그러나 공간은 시간 속에서 생성소멸(生成消滅)한다. 현실을 직시(直視)하고 모든 정성을 다하다 보면 진정한 봄이 오지 않겠는가. 졸필로서 많은 분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힌 것 같아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어느 누구에게 무엇을 얘기하기 보다는 자신의 결의와 마음가짐을 다듬기 위하여 논하여 보았음을 널리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이전글  전승불복(戰勝不服)과 지성무식(至誠無息) /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사장
다음글  건설산업 최대 위기, 혁신을 통한 선진화와 국민신뢰로 극복할 수 있다 / 장광근 국회 국토해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