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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빔밥, 그리고 융합(融合, Convergence) /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2-06-07 조회수 8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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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따스한 봄이 가고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요즘같이 변덕스러운 날씨에 식욕을 돋우는 데에는 비빔밥만한 음식이 없는 것 같다.

감칠맛 나는 나물과 신선한 채소들을 매콤한 고추장과 한데 버무려 한 숟가락 떠먹을 때의 오묘한 맛이나, 오방색의 재료들이 마치 흐드러지게 핀 꽃과 같다고 하여 화반(花飯)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자태에서 비빔밥은 미각(味覺)과 시각(視覺)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최고의 음식이라고 일컬을 만 하다. 

이러한 비빔밥은 문헌상으로 19세기 후반의 요리지침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처음 등장한다. 이 고서에서는 골동반(骨同飯)이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이 골동(骨同)의 의미는 ‘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개별의 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창출해내는 비빔밥이야말로 최근의 트렌드인 융합(融合)의 성공적 사례를 보여준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인 것이다.

오늘날 융합(融合, Convergence)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본래 융합은 1970년대 후반, MIT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Nicholas Negroponte)교수가 방송과 통신 그리고 미디어의 결합을 예견하면서 학계에서 통용되던 용어였다. 이러한 융합의 개념은 1990년대 IT업계에서 디지털 융합(Digital Convergence)으로 점차 발전되었으며, 오늘날 기술 및 서비스 융합, 산업간 융합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그 적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의 건설산업은 시기적 부침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수십 년 간 국가 경제 성장에 따른 인프라 및 주택 시장과 중동 중심의 해외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을 통하여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공공공사 감소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 경기가 정체기에 진입하였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의 단순 도급 사업에서 벗어나 EPC 등의 고도화(高度化)된 사업으로의 진화(進化)를 모색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융합(Convergence)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전통적인 건설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되면서, U-City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점을 비추어 볼 때에, 성장이냐 몰락이냐의 기로(岐路)에 서있는 한국 건설업에 있어서 타 산업과의 융합은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기에 건설과 금융을 융합하고 개발, 프로젝트 기획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건설 서비스 산업, 즉 건설융합산업은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건설융합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융합하려는 요소들 간의 조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건설융합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그들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참여하는 사업구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사업간의 물리적 결합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으며, 이들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사업 기획 초기단계부터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 위험을 헷지(hedge)하고, 긴밀한 정보 교류를 통해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세계화(Globalization)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최근 해외건설시장은 2008년 이후 4년 연속 수주 400억불을 달성함과 동시에, 2011년 560억불의 수주고를 올리는 등 급신장세를 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체기를 맞고 있는 국내건설시장의 상황과 비교할 때에,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는 명실공히 선택이 아닌 생존의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업황 하에서 필연적으로 건설사들은 건설융합산업으로 무장하여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거점 시장에서의 파트너십 강화,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 다변화 등 건설융합산업에 특화된 해외 지향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 더 정진(精進)해야 할 것이다. 

셋째, 철저한 사업 계획 수립과 빈틈없는 사업성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근래의 저축은행 사태를 위시(爲始)한 일련의 금융위기는 건설융합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대규모의 PF를 동반하는 건설융합산업의 특성상, 사전 준비가 부족한 사업추진은 해당 건설사 뿐만 아니라 사업참여자들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끼쳐 공멸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철저한 사업성 분석과 리스크 관리를 통하여,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지속성장과 생존을 위하여 자기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건설업 또한 예외는 아니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건설융합산업은 건설업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대안으로 작용할 것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불굴의 의지 그리고 단단한 시너지로 무장한 한국 건설융합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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