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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 한 잔, 나눔의 여유... 다도에 대한 고찰 / 박상진 (주)한양 사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2-11-06 조회수 4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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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끝나가는 황금들녘의 한가로움과 도심의 분주한 걸음걸이를 뒤로하고 무심한 파란 하늘은 더더욱 푸르기만 하다.

매순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숨 가쁜 일상 속에서 잠시 짬을 내어 우리 차(茶) 한 잔, 건네어보는 여유를 가짐은 어떨까.

흰색보가 잘 어우러진 차탁에 등황빛 맑은 황차와 단아하게 숨어있는 진 초록빛 차나무 열매가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으로 주인공을 맞이한다. 흰 찻잔에 스며 퍼지는 차 꽃향기, 은은하게 혀끝을 감싸오는 맛과 향이 그만이다.

한 잔의 차는 고요와 안정을 가져다준다. 차를 마시는 것은 곧 마음을 닦는 일이다. 차를 마시면서 마음도 함께 우려낸다. 차의 맛은 우려냈을 때 차의 색(色), 향(香), 미(味)에 의해 결정된다. 차를 마실 때는 5감각으로 느끼고 판단한다. 눈으로 보고, 찻물 끓는 소리를 귀로 듣고, 혀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으며 피부로 감지하는 것이다.

차는 세계인류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음료로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기호식품으로 차의 종류와 성분을 바로 알고 마시면 우리 몸에 더욱 이로울 것이다. 차는 가공방법에 의해 6가지로 분류되는데 녹(綠)차, 백(白)차, 황(黃)차, 청(靑)차, 홍(紅)차, 흑(黑)차로 나뉜다. 발효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맛과 향과 색깔을 나타내며 우아한 향기가 오래 지속되어 싱그럽고 깔끔한 맛을 내는 녹차는 폴리페놀과 비타민C 함량이 높아 고혈압, 당뇨, 비만, 동맥경화 등의 질병에 매우 유익한 음료이다.

설이나 추석 때 차례(茶禮)를 지낸다고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차는 음용으로 마시기보다는 일상적이지 않은 제물이었고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하사품이었다. 우리 차에 대한 오래된 기록은 신라 경덕왕(742-764) 때 찬기파랑가, 안민가 등의 향가를 지은 충담사가 특이하고 맛있는 차를 부처님께 올리고, 왕에게 드리기도 했다는 내용이 삼국유사에 전하고 있다. 조선후기 우리 차를 중흥시킨 사람으로는 초의선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이 있는데 초의선사(1786-1866)는 한국 다도의 이론화를 시도하면서 동다선(東茶禪)에서 다선일미(茶禪一味)를 차의 최고 경지로 여겼으며 다산(1762-1836)은 걸명소(乞茗疎), 다신계(茶信契) 등을 통하여 차를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절절히 표현했다.


                            東茶禪(동다선)


一傾玉花風生腋(일경옥화풍생액)      옥화 한잔 기울이니 겨드랑이에 바람일어

身輕已涉相淸境(신경이섭상청경)      몸 가벼워 하마 벌써 맑은 곳에 올랐네
  
明月爲燭兼爲友(명월위촉겸위우)      명월을 촛불삼고 벗으로 겸하여

白雲鋪席因作屛(백운포석인작병)      흰 구름 자리 펴고 병풍을 치는구나


강진 유배 시 다산이 아암 혜장선사에게 차를 청하는 내용의 편지인 걸명소는 차를 가까이하며 즐기는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기력이 쇠약하고 정기가 부족하여 산에 나무 하러 못 가고 병든 누에처럼 생각만으로 차를 마시고 있으니, 명산(名山)의 진액이며 풀 중의 영약으로 으뜸인 차(茗)를 좀 보시(普施)하기를 목마르게 바란다는 내용이다.

차는 정서적 안정과 담소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길거리에 나서면 흔히 볼 수 있는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들이 지나가는 이들을 유혹하며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맛있는 차를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차 맛을 더욱 좋게 하고 차향의 여운을 오래도록 남길 것이다. 차 한 잔의 나눔으로 따뜻한 마음과 위로를 전하고 덕을 베풀면 후일 더 크고 좋은 일이 돌아온다. 깊어가는 가을, 차 한 잔 나눔의 여유로움으로 휴식 없이 달려온 한해를 정리하며 잠시 쉼표를 찍는 것도 좋겠다. 이 따듯한 마음 또한 성공한 리더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음은 차의 풍미를 오래도록 느낄 수 있는 차 마시는 법을 소개하고자한다.

    * 찻잔을 왼손 바닥 중앙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잡고 마신다.

    * 차의 색, 향, 미를 느끼며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 찻잔에서 전해지는 차의 온기와 도자기의 질감도 함께 음미한다.

    * 차의 오미(五味)를 맛보기위해서는 차를 입안에 넣고 머금었다가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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