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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Dolce Stil Novo = Sweet new style / 최병수 한라건설 사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3-04-02 조회수 1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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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할 때 가슴 설레십니까? 심장이 뛰십니까? 연애시절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러 가던 그 때 그 순간처럼’ 

지난 1월 회사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금년도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직면해 있는 회사의 현안들과 그 해결방안들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에서 특강 강사로 초청된 『인문학으로 창조하라』의 저자 김상근 교수가 던진 화두(話頭)다. 그는 단테를 기점으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가 갈린다며, 르네상스의 선구자 단테는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나 9살 때 처음 한 살 아래의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고 9년 후 18살의 나이에 그녀를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단테의 평생의 연인,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24살에 요절한 베아트리체다. 글을 쓸 때마다 그녀를 떠올리며 그리워했다는 단테에게는 글 쓰는 그 순간이 가장 가슴 뛰고 설레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 Dolce의 글쓰기로 불후의 명작 『신곡』이 탄생하였고 그를 르네상스의 선구자로 만들었다고 강조하며, 지금의 건설업 위기를 극복하고 건설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테와 같은 그런 ‘Dolce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力說)하였다.

‘Dolce Stil Novo’란 이탈리아人들에게 ‘Sweet new style’이라는 의미다. 13세기 이탈리아 문예운동에서 가장 중요시 되었으며 주요 테마는 사랑(Love, Amore)이었다. ‘Dolce Stil Novo’는 단테에 의해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후일 단테는 다른 몇몇 시인들과 함께 ‘A Stil Novo’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게 된다. 사실 ‘Dolce Stil Novo’는 그 이전 ‘Stilnovisti’라 불렸던 프로방스 음유시인들의 작품에서도 일부 발견되지만 단테의 ‘Dolce Stil Novo’에 의해 질적으로나 지적으로 더 우수하고 메타포와 상징에 있어서도 더 정제되게 되었다. 즉 그 추구하는 방향이나 Style은 비슷하였으되 전혀 새로운 장르가 탄생한 것이다. ‘창조’인 것이다.

살펴보면 지금의 국내 건설업은 분명 위기다. 금융시장 불안 및 부동산시장 침체 등 경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국내 건설업이 성숙단계에 이르러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비등해지고 있다. 실제로 2007년 이후 부동산경기는 완전히 침체되어 있고 공공발주 감소 등 수급불균형으로 중소건설업체의 부도 증가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중견건설업체와 심지어는 흔들릴 것 같지 않던 대형건설업체까지도 수익성 악화, 유동성 문제 등으로 아주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또한, 국내 건설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해법으로 많은 건설社들이 ‘Going Global’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의 보도만 보더라도 해외공사 또한 경쟁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먹거리 감소로 또한 영양 결핍으로 건설업의 미래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문예사조에 비유하자면 그야말로 암흑의 중세 말기쯤이 아닌가 싶다.

르네상스라는 말은 다 알고 있듯이 부활·재생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14세기에서 16세기에 일어난 문예운동을 일컫는다. 神 중심의 사상과 봉건제도로 개인의 창조를 억압하던 중세시대에서 벗어나 문화의 절정기였던 고대 로마시대로 돌아가자는 운동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시작하여 나아가 정치·과학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기법들이 시도되었고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졌다. 그렇다, 창조란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비틀어 다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본질이라고 믿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의구심을 갖고 낯설게 보고 몰입하여 또 다른 새로운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 창조의 프로세스다. 예술은 사랑의 기록이라고 하였다. 누군가가 무언가에 미치도록 사랑에 빠져 몰입하여 만들어낸 산물이다. 보이지 않던 어떤 소중함을 가슴으로 읽어 볼 수 있게 재탄생시켜 놓은 것이다.

이쯤에서 건설의 의미를 살펴보면 세울 건(建) 베풀 설(設), 사전적 의미로는 ‘건물, 설비 시설 따위를 새로 만들어 세움’이라는 뜻과 ‘조직체 따위를 새로 이룩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 범위나 대상에 Focusing된 ‘What to’의 관점에서와 행위 자체에 의미의 중심을 둔 ‘How to’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건설을 단순히 건물이나 구조물 또는 조직체 따위를 새로 설치하는 일반적 개념이 아니라 인류의 행복을 위해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베푸는 것이라는 가치 중심으로 해석해 접근한다면 건설업의 먹거리는 다시 무궁무진해지는 것이 아닐까? ‘Going Global’이 중요치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Where to’의 문제다. ‘What to’나 ‘How to’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전향적 사고의 전환 혹은 확장이 작금의 건설업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건설르네상스 시대를 개척할 수 있는 ‘Dolce Stil Novo’의 힘, 즉 ‘Sweet new style’의 힘, 르네상스의 힘, 창조의 힘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 바로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사랑했듯이 우리가 건설을 미치도록 사랑해야 할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 자신감을 가지고 즐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즐긴다는 것은 좋아한다는 것을 넘어 몰입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이쯤에서 마무리하며 나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대한민국 건설人들에게 자문(自問)해 본다.

‘출근할 때 가슴 설레십니까? 심장이 뛰십니까? 연애시절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러 가던 그 때 그 순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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