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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산업발전의 새로운 좌표가 필요하다! /김정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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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일감부족에 있다. 국내 건설수주액은 2007년 128조원에서 계속 줄어들어 금년에는 100조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SOC예산의 삭감, 기업의 저조한 설비투자, 그리고 낮은 주택투자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는 경영지표의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0.2%에 불과하고 세전 순이익률도 -4%를 기록하는 등 IMF 이래 가장 저조하다. 시공업체는 물론 설계나 엔지니어링 업체를 포함, 관련 업체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업체들이 이미 도산했고,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 상태인 업체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조만간에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현 정부는 앞으로 4년간 soc예산을 11조원이상 줄이기로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주택시장도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택이 투자재로서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기업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설비투자를 당장 늘릴 것 같지 않다. 여기에 경제민주화 등으로 시장 환경이 경직해 지면서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결과 년 간 해외건설 수주액은 6-700억불 수준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들이 노정 되고 있다. 우리 업체들끼리 과당경쟁을 하다 보니 저가 수주를 하게 되고, 이는 실적 쇼크(earning shock)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해외경험이 일천한데다, 인력부족, 언어장벽, 불공정 계약 그리고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의 문제까지 겹쳐 힘들어 한다고 한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수요창출 형 사업발굴로 돌파구를 찾아야 

일감부족도 문제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건설산업이 외부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수주산업으로서의 전성기는 끝났다. 정부의 SOC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주택건설은 그런대로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소규모 업체들은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대형업체들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후자의 경영진은 상황 변화에 대응태세를 갖추는 동시에 국내외 시장에서 수요창출 형 사업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건설업계는 혁신과 개혁으로 거듭나야 한다.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재탄생’의 기회를 가졌으나 실패해, 그 후유증이 지금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부실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노력은 별 효과 없이 끝난 것이다. 경쟁력 있는 업체가 입찰에서 탈락하거나 담합이 허용된다면 시장질서는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산업 측면에서 ‘개혁’과 개별 기업 입장에서 ‘혁신’을 통해 ‘경쟁의 생태계’를 만들고, 동시에 국제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나라 건설업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외부에 도사리고 있는 위협요인을 제거하면서 글로벌화라는 기회를 살려 새로운 산업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발전방향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두어야 할 것이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은 기본이고, 여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유효한 신기술과 신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결국 건설도 창조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타 산업과 제휴 또는 융․복합을 통해 수요를 발굴하고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신기술과 신상품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으로 지평을 넓혀야 한다. 그래야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고급 일자리도 만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향에서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해 보고 자 한다.

업체 간 역할분담을 전제로 경쟁력을 키우고 사업영역을 글로벌화 해야 

첫째,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 업체들 간 상생을 전제로 한다면 대형업체, 중소업체, 또는 종합면허업체와 전문건설업체들 간에는 기능이나 역할이 분명해야 한다. 대형 선도업체는 해외시장 진출에 리더 역할을 하면서 다른 업체들을 지원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이들의 경쟁대상은 외국의 유수업체다. 따라서 경영전략을 ‘글로벌화 체제’로 바꿔야 한다. 업역은 물론, 전문성과 기술수준에 따라 역할과 기능을 분담하게 되면 해외시장에서 우리 업체들 간의 난립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술/가격/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시공 중심의 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만 있으면 비교우위를 견지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기술과 품질이 더 중요하다. 우리 업계는 위로는 선진국 업체로부터 기술과 품질에 밀리고, 아래로는 개도국 후발업체들로부터 인건비나 자재비에서 비교우위를 추격당하는 ‘넛크래커’ 신세를 벗어나야 한다. 그 방법은 신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신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강조되어야 할 것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설계 및 엔지니어링기술을 조속히 선진화하는 일이다. 이에 실패하면 우리 기술이 해외에서 뿌리내릴 수 없음은 물론, 시장 확대와 신 시장 개척도 어려울 것이다. 

셋째, 고급인력 특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기능인, 기술자, 엔지니어, 금융인, 경영인, 계약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기획, 기본설계, 현장관리, 고객관리, 자재 및 장비관리, 건설금융 등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중간관리자의 확보가 시급하다. 전문 인력이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도록 인증절차와 제도를 국제화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상품을 개발해도 인재 없이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넷째, 건설 또는 개발금융의 선진화이다. 우리 업체들이 국내외에서 수요창출형 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대형 해외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려면 ‘선진적 금융지원’은 ‘필요충분 조건‘이다. 건설은행(가칭)이 바람직한 형태일 것이다. 재원조달 뿐만 아니라 국내외 타 은행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추가 신용을 창출하거나 보증한도를 확대하는 등 사업추진에 다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은행설립은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업계는 자구노력으로 기존의 공제조합을 은행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하다. 

끝으로 건설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기업에게 신뢰보다 더 중요한 브랜드는 없다. 신뢰를 쌓은 기업은 시장에서 대우를 받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한국 건설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투명성을 강화하고 부정/부패/부실 등 3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업계 스스로 강력한 정화노력이 요구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또한 강화되어야 한다.

건설인의 mind-set이 변해야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려면 우선 토목, 건축 등 시공 중심에서 국내외에서 도시개발, 에너지, 녹색산업, 자원개발 등 기획 형 개발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 하드웨어 기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기술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단 이러한 종류의 사업은 시장수요, 자금조달, 그리고 기술 등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또한 사업 자체가 복잡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전후방 공급사슬의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현 정부는 창조산업을 통해 일자리와 성장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건설도 창조산업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성장가능하고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 창조산업이 되려면 타 산업이나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원천기술이나 신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과거 ‘수주산업 신드롬,’ 즉 발주처의 눈치만 살피던 수동적인 저 자세를 버려야 한다. 즉 건설인들의 마인드 셋(mind-set)이 변해야 한다. 단, 건설산업을 재창조하려면 건설인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규제완화는 당연하고 특히 건설금융의 선진화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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