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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산업 발전과 인재의 양성 / 한만희 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前 국토교통부 차관)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4-06-02 조회수 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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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생활을 마치고 대학으로 온지 벌써 1년을 훌쩍 넘겼다. 이 기간 중 전과는 다른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특히 30여 년간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건설산업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논의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기회를 자주 갖게 된다. 요즈음은 아무래도 대학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쏠리게 된다. 앞으로 어떤 인재들을 키워내야 건설산업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아마도 이 문제는 산업을 아끼는 모든 분들의 공통된 생각이 아닐까 한다.

 

이에 대해 필자 나름대로 정리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즉 과거와 같은 건설경기의 호황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새로운 분야의 건설수요는 꾸준히 창출할 수 있다. 우리가 키워내야 할 인물들은 이러한 건설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는 폭넓은 시야, 신축적 사고와 전문성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한다. 이런 인물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시스템도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 등이다. 왜 이런 결론에 도달하였을까?

 

우선 건설투자가 GDP20% 이상에 달했던 과거와 같은 건설경기는 다시 오기 힘들다. 주택과 각종 인프라가 상당부분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열기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고 정부도 늘어나는 복지수요 등으로 인해 인프라 투자를 축소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외건설도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극복에 상당 기간 소요되고 중국, 인도 등 후발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낙관만 할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건설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보는 시각에도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주택과 인프라 그리고 해외에서 새로운 수요를 계속 창출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10년 현재 15년 이상 된 주택이 45.6%633만호,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한 30년 이상 된 주택도 135만호에 달한다. 인프라도 주로 지역 간 교통 위주로 건설되어 국민의 90% 이상이 살고 있는 도시내외곽 인프라는 아직도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세계 건설시장이 연 8% 내외 성장을 지속할 것이 예측되어 우리 해외건설의 진출 여지가 계속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건설물량이 과거처럼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적으로는 수요자들의 마음을 되돌릴만한 외관과 품질, 새로운 기능과 적절한 위치의 주택과 업무용빌딩을 개발하여야 한다. 재개발재건축이 다시 움직이도록 하여야 하고 산업단지를 젊은이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변모시켜야 하며, 외국인들을 위한 호텔, 판매시설 등도 고루 갖추어야 한다. 또한 자본을 건설 분야로 끌어들이기 위해 리츠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동원하여야 한다. 이는 단순히 공사입찰에 참가한다는 자세로는 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제와 산업, 문화, 관광 등 다른 분야의 움직임을 먼저 읽고 이들 분야를 건설과 접목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해외에서도 주요 발주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움직임을 분석하여 인프라 등의 건설 필요성을 먼저 포착하고 우리가 취약한 기획 및 타당성 검토, 프로젝트 관리, 개념 및 기본설계 등을 선진국 기업들과 겨룰 수 있을 정도로 갖추어 대응하여야 한다. 또한 공공민간합작투자사업을 위한 기획 및 자금동원 능력과 함께 전 세계의 공공민간 발주처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연간 1,000억불, 세계 5위권의 해외건설 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끌 주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국내외에 걸쳐 기획력과 전문성 그리고 업무추진력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하서는 우리의 교육시스템도 개선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대학들이 방대한 범위의 건설활동과 다양한 시장상황에서 통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식과 경험을 고루 갖춘 건설전문가들이 교수들과 같이 연구하고 후배들을 교육시키는 길이 열려져 있지 않은 것이 큰 문제라고 본다. 교수가 되려면 무엇보다 학위가 있어야 하고 채용심사도 무척 까다롭다. 교수가 되더라도 오래 지속된 토목, 건축, 기계 등 학과들 간의 벽을 넘어 융복합적 연구나 강의를 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건설산업은 사업의 기획부터 제조, 건설, 서비스 등 광범위한 활동이 어우러지는 산업인데도 이를 이끌 인재를 키울 대학은 기존 시스템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대학도 변화되는 수요에 맞게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하였으면 한다. 기술과 업무추진력을 갖춘 건설전문가들이 수월하게 학교로 돌아와 교수들과 함께 연구와 강의를 하고 또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다시 현장으로 달려 나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학부보다는 건설산업과 대학교육을 효율적이고 신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건설전문 대학원에서 더 가능하다고 본다. 달리 표현하면 대학의 건설전문대학원을 중심으로 일종의 건설테크노벨리가 형성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을 산업과 대학이 함께 전개해 나갈 때 우리 건설산업을 이끌 인재들이 다수 배출될 수 있을 것이고 또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수준도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노력들이 더욱 확산되어 우리 건설 산업이 미래에도 계속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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