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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의 토지는 건강한가요? /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7-06-05 조회수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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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이 맘 때면 주위사람들에게 우리 환경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곤 한다. 대부분은 물과 공기라는 대답이다. 맞는 말이지만 100점짜리 답변은 아니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물과 공기만큼 필수적인 것이 바로 토양이기 때문이다. 토양은 물, 공기와 함께 환경의 3대 요소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생존기반으로써 생태계 유지를 위한 근간이 된다. 주위 답변에서 보듯 토양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나 태도는 물과 공기에 비해 조금 소홀한 듯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거의 모든 환경문제가 그런 것처럼 산업화, 도시화에 주요인이 있다. 과거에는 주변에 흔히 있었고, 쉽게 만져 볼 수 있었던 토양이 이제는 건물과 아스팔트 포장 아래 숨어 버렸고, 아이들 놀이터와 학교 운동장은 바닥재 놀이매트나 인조잔디로 바뀐 지 오래다. 토양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서인가, 토양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토양이 우리에게 주는 자연적 혜택은 실로 다양하다. 토양은 오염물질을 스스로 정화하는 자정능력을 갖고 있으며, 빗물을 저장해 홍수를 예방하기도 하고, 지하수를 저장하기도 한다. 토양은 탄소순환체계에서도 중요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구 토양 중 유기물에 저장된 탄소는 약 25,000억톤으로 대기 중의 7,600억 톤보다 3배 이상이나 많다.

이런 자연적인 가치에 더해 토양은토지라는 개념으로 부동산의 큰 축을 이루며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면적으로 인해 개발할 수 있는 토지의 여력이 적은 나라일수록 토양의 가치는 높아진다. 택지개발, 기업의 공장부지 마련, 재산 증식의 수단, 그 밖의 여러 다른 목적으로 토지의 거래는 지금도 활발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전한 토지거래를 하고 있는 것일까?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의 돈이 오가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믿을만한 거래를 하고 있을까? 환경부에서는 부동산 거래 시 당사자 간 부지의 토양오염 여부를 사전에 자율적으로 확인하는 토양환경평가제도를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오염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재산상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물건을 살 때 이상이 없는 지 꼼꼼히 확인하듯 부지를 살 때도 문제가 없는 지 살펴봐야함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만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부지의 토양오염은 법률적 책임, 정화비용, 보상 등의 문제를 유발시켜 부동산의 사용 가능성과 시장성을 하락시키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동산의 가치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토양환경평가제도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법적 위험관리로 토양환경평가를 환경부에 등록된 토양환경평가기관에 위탁해 실시한 양수자는 토양오염 정도가 기준 이내인 것으로 확인된 경우, 오염토양에 대한 정화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다. 둘째,‘재무적 위험관리로 토양환경평가를 통해 오염이 확인된 경우, 오염토양 정화비용을 부지 매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셋째,‘환경적 위험관리로 토양환경평가를 통해 토양오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정화를 촉진함으로써 건강한 토양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 토양환경평가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는 현재 연평균 약 30만건의 평가가 이루어질 정도로 제도 이용이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 간 토지거래에서 토양환경평가제도를 통해 법적, 재무적, 환경적 리스크를 예방한 사례들이 있다.


토양환경평가제도는 개인과 기업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환경보전에도 기여하는 데 목적을 갖고 있다. 법적인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국민과 기업의 소중한 자산과 국토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토지를 거래하는 사람이 부지에 대한 이력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면 사후에 일어나는 분쟁을 줄여나갈 수 있어 우리 사회의 신뢰도를 높여갈 수 있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는자연과 연결된 우리(connecting people to nature). 건강한 토양은 우리의 삶과 경제를 풍요롭게 한다. 토지의 건강관리, 토양환경평가제도가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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