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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할 줄 아는 일"과 "해야 할 일" /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7-12-01 조회수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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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거의 대부분 공공계약에 쓰이고 있는 단가계약물량정산방식은 교과서적으로는 가장 발주자에게 불리한 것임에도 정부는 새로운 방식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건설회사들은 원가가 맞지 않는다고 푸념을 한 지도 무척 오래 되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고 작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CM at Risk나 순수내역 입찰방식도 흐지부지되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되는데 우리라고 안되겠나 하면서 새로운 조달방식의 도입을 주장하는 분들은 주로 대학이나 연구소에 있다. 경영전략 전문가들은 회사가 영속하려면 회사의 인적, 물적 자원을 기존사업에 80%, 신규사업에 20% 배분하라고 권고한다. 그런 분야에 계신 분들은 그게 일이고, 또 그래야 발전이 있는 것도 맞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에 이런저런 제안을 하지만 잘 실현이 안 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공공발주자로부터 경영자, 실무자, 현장의 일선작업자까지 여지껏 해오던 할 줄 아는 일에 더 익숙하고 손발이 잘 맞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큰 시장환경에서 변화를 떠맡을 책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정부는 조정기에 들어간 국내 건설산업의 연착륙을 위해서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실제로 마케팅이나 금융지원에 대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시작이자 근본은 기술 경쟁력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아무리 4차산업혁명이네 해외 진출이네 해도 국내 사업에서 손발을 맞추는 경험을 쌓지 못하면 해외 진출은 공염불이다. 따라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나가서 싸워 이길 수 있도록 국내 조달제도를 선진화하는 것이 정석(定石)이다.


교수나 연구원들이 주장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겠지만 국내현장의 실상을 직시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단계별 접근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분들이 요즈음 주장하는 건설 선진화의 화두는 단연 BIM이다. 필자가 아는 한 이 기법은 컴퓨터 이전시대 Bar Chart를 이용한 공정관리기법으로부터 출발했고, 그 다음 기법인 PERT/CPM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70년대초이다. PERT/CPM기법이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수급자가 제출한 공정표상의 작업단위(Activity)로 기성을 지급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지금처럼 계약내역으부터 산출되는 기성지급방식이 계속되는 한, BIM은 현장기술인들에게 이중삼중으로 업무만 증가시킬 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법과 제도를 결정하는 곳은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기획재정부와 법제처 등이다.


또 한가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기술제안형 입찰도서만이라도 영어로 하는 것이다. 10년전 그런 주장을 했더니 과천(당시 건설교통부가 있던 곳)쪽에서 사대적 발상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영어는 영국말이 아니라 세계어이다.


세계 최고기업이라는 벡텔과 바로 비교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만, 지금 벡텔도 민간투자인프라사업에서 유럽회사들에게 밀리고 고급인력의 정체, 신사업분야 신규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 생산성과 사업구조혁신에서 어려움을 겪는 듯하다.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건설강자들이 다 새로운 먹거리 만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차피 시장은 치킨 게임이고, 각자도생의 시대에 정부에 기댈 생각은 더 이상 안하는 것이 좋다. 머지 않아 건설산업의 새로운 분야들은 벤처화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다. 건설회사간의 싸움이 아니라 IT나 금융 같은 분야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그들에게 종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회사의 중장기 생존방향을 짚어내야 한다. 정부건 기업이건 할 줄 아는 일보다 해야 할 일을 찾는 것이 옳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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