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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설산업 혁신의 방향 /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18-06-04 조회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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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은 내적으로 신규 건설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밖으로는 신규 수주액이 줄고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건설의 현재 건강 상태는 링거 주사나 비타민 처방으로는 수명 연장은 가능해도 건강 체질이 될 수 없다.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 해 있을 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자동화, 인공지능, ICT, 모듈공법이나 사전조립, BIM 등 새로운 기술 등장과 확산이 건설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정부가 펼치고 있는 근로자 중심의 최저임금 인상, 적정임금지불, 52시간 근로 제한 등은 건설공사 관리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생산 및 관리기술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과 달리 산업체는 건설업의 특성을 들어 예외로 인정해주기만을 요구한다. 과거에 반복됐던 변화와는 차원이 다른 급변 쓰나미가 당장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데 산업계는 제대로 된 대응 전략 수립 움직임이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근로자 우대 정책을 산업이 거부 할 수 없다면 선택은 분명해진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인 생산성 혁명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다. 투입요소를 혁신적으로 줄여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시장 공략은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역량은 높이고 투입요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기술 역량은 강화시켜야 한다. 투입요소를 줄이는 방법은 생산 및 관리기술력 강화 등 two-track으로 가야 한다. 생산기술에서는 인력을 기계화자동화, 사전조립과 모듈공법 등을 최대한 확대시키는 기술전략이 필수다. 기능인력 투입을 줄이는 대신 한국건설이 방치했던 공사의 선행기술인 시공 기획과 공법설계, 시공 엔지니어링과 공사 현장 인프라 설계기술 등을 복원시켜야 한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현장에 2개 시공 그룹이 존재했었다. 원도급자는 직영시공으로 참여했고 전문공사업체도 하도급사로 시공에 참여했었다. 어느 순간 원도급자는 직영시공을 포기하고 하도급자에게 시공을 일임함으로써 일반건설업체가 보유했던 공사의 선행기술이 방치되기 시작했다. 건설현장에 두 개의 시공그룹이 하나로 줄었다. 산업체가 해외건설에서 찾고 있는 기술자는 시공의 선행기술 전문가다. 원도급자가 당연히 수행해야 할 공사 지원기술인 공사 기획 및 관리, 일명 프로젝트관리 기술 역량은 부족하고 그 나마 전문 인력도 찾기 힘든 게 지금의 현실이다. 산업체는 부족한 기술력을 강화시키기보다 하도급을 통해 낙찰율을 떨어뜨리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발주자의 역량 부족과 책임 회피로 최저가낙찰을 확산시킨 원죄를 인정하더라도 생산체계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이어지는 결과가 되어 버렸다

건설이 처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부가 산업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420일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과거 몇 차례 시행했던 개선이나 혁신 방안이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건설산업 구조 개편과 공사비 효율화 등 2가지에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 구조 개편의 핵심은 칸막이 경계선 제거와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데 두었다. 공사비 효율화 부문은 공사원가 산정체계 개선과 발주제도의 변별력 강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구조 개편이 과거에는 업역 간에 파이 빼앗기로 변질되었다는 반성에서 생산성 혁신을 통해 파이 키우기로 가는 방향이다. 원도급자의 방치된 기술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과 시공간에 역할 조정도 필요하다. 엔지니어링 기술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도 건설공사의 선행기술 및 관리 기술과 유사하다. 시장과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인 개념설계와 사업의 규모와 성능을 결정짓는 기본설계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초기에 사업에 대한 종합기획 및 관리전략과 시스템을 구축해야지만 이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 그리고 전문가도 부족하다. 해결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의 역할을 앞 단계로 이동시키고 시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상세설계의 상당부문을 시공부문으로 이관하는 역할 조정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링의 선행기술 역량 강화는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시장과 상품을 만들어 내는 역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행엔지니어링 기술역량 강화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이 중심이다. 시공의 선행기술 역량 강화는 생산성을 혁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국제 시장은 투자개발형사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도급사업이 절대적인 비중이다. 비록 레드오션 시장이라고는 하지만 생산성을 혁신하면 레드오션을 불루오션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강자가 도급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58년에 제정된 건설업법의 생산체계를 그대로 유지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몇 차례 시도 했지만 업역 간 이해 다툼으로 무산되었다. 지금은 급변하는 산업과 기술의 속성이 생산방식과 프로세스, 그리고 관리방식에 상상 이상의 충격을 주기 때문에 피 할 수 없다.


방치했던 시공의 선행기술 복원도 필요하지만 엔지니어링의 선행기술력 강화는 한국건설의 생존 문제다. 적정임금제, 52시간 근로제 등의 단위가 시간이다. 일 단위로 관리하는 건설공사의 관리방식이 얼마나 정교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다. 공사 기획 및 공종별 관리, 현장엔지니어링 기술을 복원 및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공사실명제, 하도급관리 등 건별 관리방식에서 작업실명제관리로 전환시키는 혁신이 당장 서둘러야 할 산업체 내부 과제다. 작업실명제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오래전부터 정착되어 왔다. 미국이나 일본 건설은 보편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공종별 작업 단위로 작업자와 관리자를 실명으로 관리한다. 고 정주영회장의 평소 어록에 내 이름으로 일하면 책임전가를 못하지가 들어 있다. 작업자 실명으로 관리하면 품질이나 완성도 등에서 하자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일당 혹은 월급여 방식에서 시간 관리로 전환하면 작업관리도 그 만큼 세부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다. 국내 건설에 작업실명제를 정착시키면 선행 및 관리기술에 상당한 혁신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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