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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재(産災) 사망, 처벌강화 보다 산재사고 줄도록 유도해야 /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1-03-03 조회수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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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과 김용균재단 주도의 단식농성 후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8일 국회를 통과했다. 작년 8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이뤄진 후 5개월 만이다. 안전한 사회와 일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다.

하지만 처벌 강화가 능사는 아니다. 특정 사건을 공분(公憤)의 기반으로 삼으면 벼락치기 입법, 감정과잉 입법이 되기 쉽다. “큰 사건은 나쁜 법을 만든다”(Great cases make bad law)는 미국 대법관 홈즈(Holmes)의 법언(法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법 통과 시기도 혼란스럽다. () 발효된 산업안전보건법이 20205월 재개정 되어 올 116일 시행되는데, 18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법리 상 문제가 많다. 우선 산안법과 더불어 중복 규제이다. 별도 제정의 설득력이 높지 않다. 산안법은 사업주의 안전보건 규정 위반 시 형사처벌 하도록 되어있지만, 중대처벌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형사처벌 하도록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사업주 등이 무엇을 위반해야 처벌받는지는 산안법에 의존하게 했다.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다. 사망자 1인 이상 발생시 ‘1년 이상징역에 처하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을 동시에 형사 처벌한다. 법인에게는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물리며 과태료, 과징금, 영업정지 등 행정벌을 부과한다. 이는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 13조 제 1항에 위배되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대표가 모든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므로 불운 또는 직원 과실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당해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과실범(過失犯)도 처벌해, 최소한 미필적 고의 이상의 고의범(故意犯)만 처벌하는 형사법 대원칙에도 어긋나고 있다. 그만큼 위헌여지도 있다. 

형평의 법리에도 위배된다. 산안법은 근로자에게도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준수 의무를 부과하지만 (40)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근로자의 준수의무규정이 없다. 산업재해는 일방만의 노력으로 예방되지 않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재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다.

중대재해법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형사처벌규정을 징역형 대신 벌금형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책임주체를 영국처럼 특정하지 말고 실제 사고가 일어나도록 고의(미필적 고의)로 지시한 자만 형사처벌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산업재해율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대재해의 형사책임을 전 산업에 적용하는 것은 산업을 위축시킬 소지가 크다. 영국도 중대재해처벌법과 유사한 기업과실치사법을 도입하였는바, 시행직후 근로자 십만명당 산재 사망자 수가 20090.5명으로 시행 직전인 20060.7명보다 감소했지만, 2011년부터는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처벌 강화의 예방효과는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안법의 특별법으로 형사처벌 강화를 목적으로 별도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도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 단일법률로 재개정해야 한다.

산재사고를 줄이려면 법제도적 개선도 수반되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재 예방을 위한 핵심 기관이다. 그러나 산재 예방의 책임은 산재 보험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에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산재보험 운용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을 통합해야 한다. 산재 예방과 산재보험은 별개 영역이 아님에도 분리·운영되고 있다.

산재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사망사고가 많은 한국적 현실에서, 사망사고 방지를 위한 신기술 도입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원격조정·로봇·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산재사망 방지에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생명안전 투자에 투자세액공제 등 경제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건설산업의 경우 무리한 공기단축과 공사비 삭감은 산재사고를 불러올 것이다. 투자 없이 산재사망사고를 줄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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